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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2015년 10월 6일

[법률신문] '짝퉁' 판치는 의류업계… 디자인 보호 '사후약방문'

최근 위조상품인 '짝퉁'으로 인해 디자인업계의 피해가 커지자 법조계 안팎에서 디자인권 보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디자인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지난해 한해에만 88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디자인의 유행주기는 보통 3~4개월 정도다. 그런데 이를 보호받기 위해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등록하려면 평균 6~8개월이 걸린다. 등록절차도 마치기 전에 짝퉁이 등장하는 예가 비일비재하다. 디자인 보호 규정들도 대부분 사후구제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피해를 예방하는 데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이때문에 디자인업체나 디자이너들은 형사 고소·고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부정경쟁방지법'은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고 피해배상 범위도 좁아 짝퉁업자들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식으로 지속된 단속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위조상품을 제조·유통시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유행 주기도 못따라가는 '디자인보호법'= 디자이너들은 대다수의 모방 피해가 디자인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디자인권 등록 전에 이뤄진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트랜드의 변화가 심한 디자인업계의 생리상 특정 디자인 제품의 유행주기는 3~4개월 정도로 짧다. 그런데 디자인보호법에 따라 디자인권을 출원해서 등록하는데까지 걸리는 기간은 두 배에 가까운 6~8개월이 소요된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현행법상 출원 후 등록 전 발생한 피해를 배상받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직접 디자인 모방사업자에게 서면으로 경고를 해야하는데 국내·외 모든 모방품을 걸러내 서면 경고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결국 디자이너들은 출원과 등록 사이에 발생한 피해를 100% 보상받을 수 없는 현실에 놓여있고, 짝퉁업자들은 이를 악용해 이 기간 동안 유사 디자인 제품을 제작·판매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작품의 주지·저명성 입증 까다로워 형사책임도 못 물어
국내 디자인업계 피해액 작년 한 해만 880억원 규모
"모방업자 처벌 강화위해 징벌적 손배제도 도입" 주장

◇'부정경쟁방지법'도 실효성 떨어져= 이때문에 디자이너들은 디자인보호법보다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아도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대처하고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을 '주지·저명성'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눠 보호하고 있다. '주지·저명성'은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체크 무늬처럼 디자인만 보면 상표나 디자이너를 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주지·저명성이 인정되면 이를 침해한 모방사업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무명 디자이너의 작품은 주지·저명성을 입증하는 것이 매우 까다로운데다 주지·저명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모방사업자에게 형사책임은 물을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개별 민사책임만으로는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짝퉁 판매 현황을 모두 집계할 수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보전받기가 쉽지 않다. 지적재산권 전문로펌인 법무법인 다래의 최승재(44·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는 "특허청에 등록되지 않은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해 부정경쟁방지법이 있지만 유명 디자이너나 사업체가 아니면 주지·저명성 요건을 입증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 법·제도 정비해야= 전문가들은 실효성이 낮은 사후구제책보다 법제도 정비를 통해 '밑져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모방사업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암암리에 판매되는 '짝퉁'을 모두 적발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모방사업자들 때문에 입은 피해액을 완벽히 산정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이들에게 실제 피해액보다 더 많은 배상을 물게하는 방향으로 손해배상범위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한별의 안병한(41·34기)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처럼 손해배상범위를 확대해 현제도를 악용하는 모방사업자들의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처벌규정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지·저명성이 인정되지 않는 디자인을 모방한 때에도 주지·저명성이 인정되는 경우처럼 벌칙 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공익변리사특허상담센터 강도오(29·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는 "모방사업자들이 유사 디자인 제품을 판매해도 마땅한 벌칙 규정이 없다보니 피해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도 "모방사업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법으로 형사처벌 규정을 만드는 등 '형사처벌의 일반예방효과'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당 변호사:
출처:법률신문 2015. 10. 5.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