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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당황스럽게 만든 '최시중의 권력형 탈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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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 전 위원장은 이날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가 재판에 불참한 이유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서울 강남구 일원동 소재의 삼성서울병원에서 '대동맥류 수술'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그의 수술 소식을 전해들은 재판장은 "당황스럽다"고 토로했고, 검사조차도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구속집행정지여부 결정할 재판장조차 "당황스럽다" 토로
재판장 "피고인을 소환했는데, 병원에서 이미 수술받고 있다는 사실을 소환 과정에서 알았어요.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나기 전에 병원에 먼저 가 있는 것은 이례적인데요. 어떻게 되는 거죠?"
검사 "구속 상태는 유지되고 있고, 병원에 구치소 직원이 나가 있습니다. 수용자 처우법('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37조에 보면 구치소장 재량으로 수용자가 외부병원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재판장 "변호인 쪽은 알고 계셨어요?"
변호인 "저도 집행정치 신청 이후에 알았습니다."
재판장 "구치소가 법원 관할기관이 아니다 보니, 알려주기 전에는 법원도 모릅니다. 조금 당황스럽네요. 피고인이 받아야 할 수술의 긴급성, 필요성에 대해 전문심리위원의 의견을 들어 집행정지여부를 결정하려고 했는데, 상황이 이렇게 바뀌었어요."
검사 "구치소에서 보고, 협의 없이 외부 진료를 갔다는 것을 법무부를 통해 월요일(21일) 오후에 알았습니다. 규정상으로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것이 아니어서…. 재판장님이 당황스럽다니 송구스럽습니다."
재판장 "규정이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수술 끝나면 회복기간이나 입원기간에 대한 의견을 들어 집행정지여부를 결정해야 하니 피고인 없어도 심문기일을 진행하겠습니다."
이미 최 전 위원장은 구속기소되기 전인 지난 14일 대동맥류 관련 수술을 예약해둔 터였다. 심장 대동맥류에 지병이 있었는데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급격하게 증세가 악화됐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를 두고 "구속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최 전 위원장 쪽에서는 "심장혈관 관련 수술은 검찰수사 이전부터 예정된 일정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8일 MB정부 최고실세인 최 전 위원장을 구속기소했다. 그러자 최 전 위원장은 구속된 지 사흘 만인 지난 21일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그리고 구속집행정지여부가 결정되기도 전인 2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것이다.
최 전 위원장의 수술을 결정한 서울구치소 쪽은 "구치소 자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진료가 필요하다고 인정돼 외부병원 이송진료를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20일의 입원이 필요한 수술이라면 구속영장 효력이 중지된 것"
법원이 구속집행정지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최 전 위원장이 수술받은 데에 '근거'가 있긴 하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일명 '수용자처우법')이 그것이다.
수용자처우법 제37조(외부진료시설 진료 등) 1항은 "(구치)소장은 수용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교도시설 밖에 있는 의료시설(외부진료시설)에서 진료를 받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치소장의 재량에 따라 수용자가 외부진료시설에서 진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런 법조항을 들어 구속집행정지가 결정되기 전에 이루어진 최 전 위원장의 수술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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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 전 위원장이 'MB멘토'로 불릴 정도로 권력실세가 아닌 일반 수용자였다면 그런 '외부진료시설 치료' 결정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그가 수술받은 것이 위법하지는 않더라도 '법 집행의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0년 법조계 안팎을 뒤흔들었던 '검사 스폰서' 정용재씨도 구속집행정지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가 후자는 모두 기각당한 경험이 있다. 정씨는 "척추와 발목뿐만 아니라 몸 전체가 안 좋아서 수술과 입원이 필요했지만 구치소에서 신청한 두 번의 형집행정정지 신청은 기각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시중 전 위원장처럼 수용자에게 수술이 필요하다면 수술을 받게 해주는 게 맞다. 구속집행정지여부가 결정되기 전에라도 수술할 수 있다. 이것은 교정기관장의 재량으로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반인 수용자였다면 그렇게 해줬을까? 절대 안해준다. 어림없다. (법 집행의) 형평성에 안 맞는 것이다."
특히 수사검사 출신인 김용원(법무법인 한별 대표) 변호사는 '위법의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그는 "수용자처우법 제37조 1항은 통원치료 등 일시적인 치료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은 심장 관련 수술이고 20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그의 수술은 명백히 구속영장의 효력을 중지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최 전 위원장의 수술은 법조문을 빙자해서 위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사후적이긴 하지만 지금이라도 구속집행정지가 이루어져야 이런 위법한 상태가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